도이옥 공사일지 1956년 한옥, 형제가 고친 128일

낡은 한옥을 비우는 첫날 #1 (실내 철거와 폐기물 정리)

낡은 한옥을 비우는 첫날 #1 (실내 철거와 폐기물 정리)

제기동의 한옥스테이 도이옥 짓기 프로젝트의 첫 기록이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철거를 시작했다.

아직은 ‘공사’라기보다 공사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날이다.

작업 인원은 셋.

전문 철거업자 한 분, 동생(도이옥 사장), 그리고 나.

오늘 목표는 목수분들이 정확한 리모델링 견적 미팅을 돕기위해 한옥안의 낡은 천장과 벽지를 걷어내 숨겨진 지붕과 기둥

을 드러내는 것이다.

철거 전 모습

문을 열자마자 오래된 공기 냄새가 났다.

빛이 잘 안 들어오는 방, 들뜬 장판, 누렇게 바랜 벽지.

벽지안에 옛날 신문들이 아직 사람이 살던 흔적을 하나씩 뜯어내기 시작했다.

철거업자분이 전문적으로 천장과 벽지를 뜯어주면 나와 동생은 폐기물을 마대에 담아 버리는 업무를 맡았다.

단순히 벽지 뿐만 아니라 단열재, 덴조를 받치던 나무각목등 다양한 폐기물이 계속해서 나온다.

폐기물을 마대에 모아 밖에 쌓아두기 시작했는데 금방 작은 산이 됐다.

‘이게 다 이 집 안에 있었던 거라고?’ 싶을 정도.

목재 폐기물은 대부분 날카롭고 중간중간 타카(못)이 박혀있어 옮기거나 버릴 때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옥 철거를 할 때는 항상 가져야 할 생각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폐기물기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

폐기물 마대 넣기를 계속 하다 보니 팁이 생겼다! 아래 사진처럼 힘없는 빈 마대에 탄성이 있는 장판을 꽂아넣어 쓰레기통

처럼 만들어서 쓰레받기로 쑥쑥 담아넣으면 일이 조금 수월해진다.

위와 같이 폐기물을 담기전 30개 정도 빈마대를 이렇게 임시 쓰레기통 마대로 만들어두면 업무 효율이 좋아진다!

현장 미팅 한창 정리하고 있을 때 소개받은 목수님이 현장에 들렀다. 앞으로 공사를 같이 맡아줄 분.

비워진 실내를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보더니 기둥, 서까래, 바닥 상태를 하나씩 확인했다.

“생각보다 뼈대는 괜찮네요. 살릴 수 있어요.”기둥이 오래되어 부실해 보였지만 내부는 괜찮았고

벽이 함께 받쳐주는 상황이라 구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목구조와 외벽은 살리면서 어떻게 이쁘게 집을 꾸며 나갈지만 더 고민해보면 된다.

오늘 일정의 마지막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시골에서 빌려온 트럭에 목재 폐기물을 상차하면서 마무리 되었다.

일반폐기물, 목재 폐기물, 돌 폐기물, 고철 모두 버리는 방법이 다른데 무게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목재 폐기물부터 버리면

서 집 비워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26년 2월 9일 네이버 블로그에 쓴 기록입니다 — 원문 보기. 영문판은 여기에 있습니다.